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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사흘째 하락, 이유가 세 번 바뀌었다 — 이번엔 금리와 유가

    어제 코스피는 5.98% 내린 5,663.24로 마감했습니다. 사흘 전 6,755.75였으니 이틀 만에 16.2%가 사라졌습니다. 장중에는 코스닥이 12시 19분, 코스피가 12시 32분에 서킷브레이커가 걸렸습니다. 양대 시장에서 이틀 연속 동시에 발동된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그런데 밤사이 미국에서 벌어진 일은 어제와 성격이 달랐습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5연속 동결했는데 국채금리가 오히려 뛰었습니다. 30년물은 5.2%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로 올라섰습니다. 국제유가는 6.74% 급등했고, 다우지수는 2.19% 빠져 2025년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핵심은 마지막 문장입니다. 이틀 전 밤에는 반도체가 무너지는데도 다우가 1.03% 올랐습니다. 어젯밤에는 함께 빠졌습니다.

    사흘 연속 하락인데 이유가 매일 바뀌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세 개의 이유가 무엇이고, 어젯밤 무엇이 결정적으로 달라졌는지, 그리고 오늘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사흘 동안 이유가 세 번 바뀌었습니다

    같은 하락이라도 방아쇠가 달랐습니다.

    7월 28일 화요일은 공급 이야기였습니다. 중국 CXMT가 상하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65.82% 오르며 14조원대 자금을 확보했고, 같은 시기 상하이의 한 국영기업이 액침식 DUV 노광장비 자체 생산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중국 메모리 증설의 마지막 병목이 풀릴 수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코스피는 10.84% 빠졌습니다.

    7월 29일 수요일은 실적 이야기였습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60조 5,426억원, 영업이익률 76%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시장이 기대한 63.9조원에는 못 미쳤습니다. 주가는 9.61% 빠졌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날 두 자릿수에 가깝게 밀린 것입니다. 지수는 5.98% 내렸습니다.

    그리고 어젯밤은 매크로 이야기였습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했지만 표결은 9대 3이었고, 반대한 3명은 인하가 아니라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시장은 이것을 “연준이 물가 대응에 뒤처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었습니다. 그래서 금리를 동결했는데도 10년물이 7bp, 30년물이 10bp 올랐습니다.

    여기에 유가가 붙었습니다. 중동에서 군사 공격이 재개되고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량이 줄면서 WTI가 배럴당 84달러대로 6.74% 급등했습니다. 금은 2.22% 올랐고 공포지수(VIX)는 20.66으로 13.45% 튀었습니다.

    어젯밤과 이틀 전 밤, 다우가 갈렸습니다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비입니다.

    이틀 전 밤(현지 28일), 미국 반도체는 무너졌습니다. 마이크론이 8.85%, AMD가 8.15% 빠졌습니다. 그런데 다우는 1.03% 올라 52,747.32로 마감했고 S&P500도 0.21% 상승했습니다. 알파벳은 2.19% 올랐고 엔비디아는 사실상 보합이었습니다. 반도체에서 빠진 돈이 다른 업종으로 옮겨간 것입니다. 어제 글에서 “AI 전체가 아니라 메모리만 겨냥당했다”고 쓴 근거가 이것이었습니다.

    어젯밤(현지 29일)은 달랐습니다. 반도체는 더 크게 빠졌습니다. 버티브가 17.26%, KLA가 10.80%, 마이크론이 9.94%, 슈퍼마이크로가 9.67%,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8.40% 내렸습니다. KLA는 다음 분기 가이던스 실망이 직접 원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우도 2.19% 빠졌습니다. S&P500은 1.52%, 나스닥은 1.74% 내렸고, 나스닥100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해 조정장에 들어섰습니다. 엔비디아도 3.55% 빠졌습니다. 알파벳(+0.90%)만 겨우 버텼습니다.

    돈이 옮겨갈 곳이 없어졌다는 뜻입니다. 이틀 전에는 반도체를 팔아 다른 곳을 샀지만, 어젯밤에는 그냥 팔았습니다. 금리가 오르고 유가가 뛰면 주식 전체의 할인율과 비용이 동시에 올라가기 때문에, 업종을 갈아타는 방식으로는 피할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개인이 팔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국내 수급에서 한 가지가 뒤집혔습니다.

    개인이 1조 5,127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반대로 기관이 1조 4,785억원, 외국인이 278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지난주까지 “개인이 받치고 외국인이 파는” 구도였는데, 어제는 정확히 반대가 됐습니다.

    이 신호는 양면입니다. 개인의 투매는 통상 하락의 마지막 국면에서 나타나므로 바닥 신호로 읽히기도 합니다. 다만 신용융자나 레버리지 상품에서 나오는 기계적 청산이라면, 매물이 아직 다 나오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오늘과 내일 수급이 이어지는지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외국인 매도에 대해서는 최근 흥미로운 설명이 나왔습니다. 중국 금융당국이 지난 6월 23일 증권사들에 해외 TRS(총수익스와프) 신규 계약과 기존 계약 갱신을 모두 막았다는 것입니다. 중국 자금이 한국·미국·일본의 AI·반도체 주식을 글로벌 IB 명의로 사들이던 통로였는데, 갱신이 막히면 만기가 올 때 기계적으로 청산해야 합니다. 3개월 계약이 대부분이라 6월 23일부터 9월 하순까지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옵니다. 청산은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로 나타납니다.

    다만 이 설명은 검증에 한계가 있습니다. TRS는 국적별 자금 흐름이 공개되지 않아 한국 종목 비중을 알 수 없고, 이 글의 출처인 메르 본인도 “전체 주가를 설명할 수는 없고 여러 원인 중 하나 정도”라고 못박았습니다. 참고할 가설로만 두는 것이 맞습니다.

    오늘 확인할 것

    오늘 국내 증시의 최대 이벤트는 오전 10시입니다.

    – 삼성전자 2분기 확정실적 컨퍼런스콜(오전 10시)입니다. 잠정실적은 이미 7월 7일에 나왔습니다.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810% 늘었습니다. 숫자는 이미 알고 있으니, 오늘 볼 것은 숫자가 아니라 설명입니다. 어제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고도 9.61% 빠졌습니다.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지가 첫 번째 관전포인트입니다.

    – 그 컨퍼런스콜에서 나올 설비투자 계획과 중국 대응 언급입니다. SK하이닉스는 어제 올해 시설투자를 40조원 후반으로 밝혔는데, 시장은 이것을 “한국도 공급을 늘린다”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같은 방향을 제시하는지 봐야 합니다.

    – 개인 순매도가 이틀 연속 이어지는지입니다. 어제 하루로 끝나면 항복 매물의 정점이었을 가능성이 있고, 계속되면 아직 진행 중이라는 뜻입니다.

    – 미국 30년물 국채금리와 국제유가입니다. 둘 중 하나라도 진정되지 않으면 반도체만 따로 반등하기 어렵습니다. 어젯밤이 그것을 보여줬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설비투자 계획입니다. 실적 발표가 임박했고, 알파벳처럼 투자를 더 늘린다면 메모리 수요에는 유리한 신호입니다. 다만 지금 시장의 관심은 수요보다 금리에 있습니다.

    Market Unfolded 해석

    어제 이 자리에서 “이번 공포는 AI 수요가 아니라 메모리 공급”이라고 썼습니다. 밤사이 그 설명이 충분하지 않게 됐습니다.

    공급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CXMT의 자금과 중국산 노광장비는 사라지지 않았고, 기술 격차가 좁혀지는 속도가 메모리 사이클의 남은 기간을 결정한다는 판단도 그대로입니다. 다만 어젯밤 다우가 함께 빠지고 30년물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로 올라선 것은, 지금 시장을 누르는 힘이 메모리 한 곳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함의는 하나입니다. 원인이 늘어나면 반등 조건도 그만큼 늘어납니다. 이제는 중국 변수만 진정돼도 부족하고, 금리와 유가까지 함께 가라앉아야 합니다. 하나만 보고 바닥을 판단하기 어려운 국면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하락의 상당 부분은 개별 기업의 실적 훼손이 아니라 할인율과 비용 상승에서 오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 76%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89조원도 실제로 벌어들인 숫자입니다. 실적이 무너져서 빠지는 것과 금리가 올라서 빠지는 것은 회복 경로가 다릅니다. 그 구분을 유지하는 것이 지금 가장 실용적인 태도라고 봅니다.

    현재 가설 상태: 약화 — ‘이번 하락은 메모리 공급 공포’라는 단일 원인 설명이 밤사이 약해졌습니다. 공급 요인은 유효하나, 금리와 유가가 더해져 지금은 세 겹의 원인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습니다.

    Follow-up — 앞으로 추적할 것

    –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의 설비투자·중국 대응 발언과 그에 대한 주가 반응

    –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2%에서 더 오르는지, 그리고 연준 내 인상 주장이 늘어나는지

    –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 물량, 그에 따른 유가 경로

    – 개인 순매도와 신용융자 잔고 — 기계적 청산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 중국 TRS 만기(9월 하순까지)에 따른 외국인 수급 흐름

    – D램 고정거래가격과 현물가 프리미엄 — 메모리 사이클 자체의 훼손 여부


    FAQ

    연준이 금리를 동결했는데 왜 국채금리가 올랐나요?

    시장이 연준의 결정을 “물가 대응에 뒤처졌다”고 읽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표결은 9대 3이었고 반대한 3명은 인하가 아니라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기준금리는 그대로지만 물가 위험은 남아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장기 금리가 먼저 반응했습니다. 10년물이 7bp, 30년물이 10bp 올라 30년물은 5.2%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이 됐습니다.

    그럼 코스피 하락은 반도체 문제인가요, 금리 문제인가요?

    지금은 둘 다입니다. 사흘 동안 방아쇠가 순서대로 바뀌었습니다. 첫날은 중국 CXMT의 공급 충격, 둘째 날은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치 하회, 셋째 날은 금리와 유가입니다. 구분하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반도체만 빠지고 다우가 오르면 반도체 문제이고, 어젯밤처럼 다우까지 함께 빠지면 시장 전체 문제입니다.

    개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건 바닥 신호인가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의 투매가 하락 마지막 국면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바닥 신호로 읽히기도 하지만, 신용융자나 레버리지 상품의 기계적 청산이라면 매물이 아직 남아 있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과 내일 개인 수급이 이어지는지를 함께 봐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본 글은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최종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몫입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국내 지수·종목 등락률과 수급은 2026년 7월 29일 종가 기준, 미국 주가·지수·유가·금리는 현지 7월 29일 정규장 종가 기준입니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은 7월 7일 잠정실적 발표 기준이며 확정치는 7월 30일 컨퍼런스콜에서 확인됩니다. 중국 TRS 규제와 외국인 수급의 관련성은 공개 데이터로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며, 출처 역시 여러 원인 중 하나로 제시한 것입니다. 언급된 데이터는 작성 시점 기준으로 이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