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 8,148억 원을 순매도했는데, 코스피는 0.68% 오른 6,742.74로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6,408.82까지 밀렸다가 되돌린 V자였습니다.
받아낸 것은 기관입니다. 어제 1조 2,928억 원을 팔았던 기관이 오늘 1조 1,707억 원을 사들였고, 그 돈이 반도체가 아니라 원전으로 갔습니다.
촉매는 두 가지입니다. 미국이 한국 측에 웨스팅하우스 지분 공동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 그리고 미 에너지부가 발표한 175억 달러 규모 원자력 공급망 대출입니다.
외국인이 더 팔았는데 지수는 올랐습니다
오늘 장은 아침과 오후가 달랐습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1.03포인트 낮은 6,535.93으로 출발해 장중 6,408.82까지 밀렸습니다. 어제 6,7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6,400선까지 위협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오후에 방향이 바뀌어 장중 6,747.16까지 올랐고, 45.78포인트(0.68%) 오른 6,742.74로 마감했습니다. 코스닥도 1.70% 올랐습니다.
수급이 특이합니다. 외국인은 3조 8,148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어제 3조 6,764억 원보다 더 판 것이고, 이번 국면에서 가장 큰 규모입니다. 그런데 기관이 1조 1,707억 원, 개인이 1조 521억 원을 순매수하며 그 물량을 받았습니다.
어제와 비교하면 뒤집힌 것은 기관입니다. 어제 기관은 1조 2,928억 원을 팔아 외국인과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오늘은 반대편에 섰습니다.
기관이 받아낸 곳은 반도체가 아니었습니다
여기가 오늘의 핵심입니다.
기관이 산 것은 어제까지 무너지던 반도체가 아니었습니다. 삼성전자는 25만 7,000원으로 보합, SK하이닉스는 0.42%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어제 낙폭을 되돌리지 못했습니다.
대신 오른 것은 원전입니다. 한국전력기술이 20.27%, 현대건설이 14.87%, 지투파워가 13.70%, 두산에너빌리티가 10.55% 올랐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기관이 9만 9,270주, 현대건설은 기관이 6만 4,336주를 순매수했고 두 종목 모두 외국인은 순매도였습니다. 사들인 주체가 기관이라는 뜻입니다.
지수를 끌어올린 것이 반도체 반등이 아니라 업종 교체였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외국인이 반도체에서 빠져나가는 동안, 기관이 다른 업종으로 갈아탄 구조입니다.

원전을 움직인 두 가지
오늘 원전주가 오른 이유로는 두 가지가 함께 지목됩니다.
첫째는 웨스팅하우스입니다. 미국 정부가 한국 측에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웨스팅하우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원전 기업이고, 그동안 한국 원전 기업이 해외로 나갈 때마다 지식재산권 문제로 발목을 잡아 온 상대입니다. 한국 정부가 주주가 되면 그 갈등이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가 붙었습니다.
둘째는 자금입니다. 미 에너지부가 8월 23일 175억 달러, 약 26조 원 규모의 미국 원자력 공급망 대출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프로젝트마다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전을 2기씩, 모두 10기를 배치하는 것을 지원하는 구조입니다.
두 소식이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미국이 원전을 다시 짓겠다고 나섰고, 그 공급망에 한국 기업이 들어갈 자리가 넓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어느 쪽도 확정이 아닙니다. 지분 공동 인수는 제안 단계이고 규모도 조건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대출 프로그램은 발표됐지만 어느 기업이 얼마를 받을지는 프로젝트별로 정해집니다. 오늘 주가에 반영된 것은 계약이 아니라 기대입니다.

저희 가설이 처음으로 어긋났습니다
8월 17일부터 저희는 이번 국면의 몸통이 외국인 자금이라고 봐 왔습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지금까지 맞아떨어졌습니다.
8월 18일 외국인 순매수가 914억 원으로 줄어들자 5거래일 연속 상승이 끝났습니다. 19일 4조 240억 원을 팔자 지수가 5.80% 빠졌습니다. 어제 3조 6,764억 원을 팔자 3.12% 빠졌습니다. 사면 오르고, 멈추면 멈추고, 팔면 빠졌습니다.
오늘은 달랐습니다. 어제보다 더 팔았는데 지수가 올랐습니다.
이것은 저희 가설에 대한 반대 증거입니다. 외국인이 몸통이라면 3조 8,000억 원을 파는 날 지수가 오를 수 없습니다. 실제로 오른 이유는 기관이 그 자리를 메웠기 때문이고, 메운 곳이 반도체 밖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설을 약화로 내립니다. 폐기하지는 않습니다. 지수를 끌어올린 원전주는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크게 못 미치고, 오늘 하루의 순환매가 추세로 굳었다고 보기에는 이릅니다. 다만 “외국인만 보면 된다”는 단순한 그림은 오늘로 깨졌습니다.
내일 확인할 것
오늘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는 6,742.74, 코스닥은 827.15, 원·달러 환율은 1,383.30원입니다. 국제유가는 3.34% 내려 배럴당 82.17달러입니다.
- 기관 매수가 이틀 연속인지. 오늘 1조 1,707억 원은 방향 전환이었습니다. 하루로 끝나면 오늘 반등은 기술적 되돌림이고, 이어지면 수급 주체가 바뀌는 국면입니다.
- 원전주가 오늘 상승분을 지키는지. 계약이 아니라 기대가 반영된 가격입니다. 후속 보도 없이 이틀째 오르면 그때는 성격이 다릅니다.
- 웨스팅하우스 지분 제안의 후속. 규모·조건·한국 측 참여 주체가 나오는지가 갈림길입니다. 제안 단계에서 멈추면 오늘 상승분이 되돌려질 수 있습니다.
- 외국인이 사흘 연속 파는지. 8월 둘째 주에 6조 원 넘게 사들이던 자금이 이번 주에만 7조 5,000억 원 가까이 나갔습니다. 되감기였는지 판가름할 구간입니다.
Market Unfolded 해석
오늘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외국인이 나간 자리를 기관이 메웠고 메운 곳이 반도체 밖이었다는 것입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이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이야기였습니다. 40조 원 자사주 소각도, 110조 원 주주환원도, 그 발표에도 주가가 빠진 것도 전부 반도체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오늘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그 바깥이었습니다.
이것이 추세인지 하루짜리 순환매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원전주가 오른 근거는 계약이 아니라 제안과 프로그램 발표이고, 둘 다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확인된 것은 하나 있습니다. 외국인이 파는 동안에도 지수가 버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러려면 반도체 밖에서 받아주는 주체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희 가설: 8월 둘째 주 코스피 상승의 몸통은 외국인 자금이다 (8월 17일 제시)
오늘 판정: 약화 — 외국인이 어제보다 더 판 3조 8,148억 원에도 지수가 0.68% 올랐습니다. 사면 오르고 팔면 빠지던 관계가 오늘 처음 깨졌습니다. 기관이 반도체 밖에서 받아냈기 때문입니다. 폐기하지는 않되, 외국인 하나로 설명하던 범위는 좁아졌습니다.
Follow-up — 앞으로 추적할 것
Market Unfolded는 아래 항목을 계속 추적해 후속 글로 이어가겠습니다.
- 웨스팅하우스 지분 공동 인수의 규모·조건·참여 주체
- 미 에너지부 원자력 공급망 대출에서 한국 기업이 실제 수주로 연결되는지
- 기관 순매수가 추세로 굳는지, 하루짜리 순환매였는지
- 외국인 순매도의 성격 — 8월 둘째 주 유입이 되감기였는지
- SK하이닉스 자사주 취득 진행률(8월 20일부터 3개월)
- 삼성전자 배당 확대 방안의 구체화와 금산법 제약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국내 지수·종목 등락률과 수급은 2026년 8월 25일 정규장 종가 기준입니다. 웨스팅하우스 지분 공동 인수는 제안이 전해진 단계로 규모·조건·성사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고, 미 에너지부 대출 프로그램의 개별 기업 배정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원전 관련주 상승은 계약이 아니라 기대가 반영된 것입니다. 언급된 데이터는 작성 시점 기준으로 이후 변동될 수 있으며,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